documentation in the process

2014년부터 2016년까지‘물길’이라는 제목으로 연작을 제작하였다. ‘물길’은 석고가 물에 마모되는 현상을 이용하여 석고의 형태, 물의 세기와 방향 등에 변화를 주어 만든 시리즈 작업이다. 같은기간에 만들었던 많은 작업들이 이와 유사한 방법론으로 만들어졌다. 어떠한 물리적 현상으로부터 그러한 현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물질이 그 환경 속에서 스스로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작업 방식의 저변에는 물질의 우연적인 속성을 수용함으로써 작업에 작위적 노력을 걷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에 석고가 깎이고, 쇠가 녹스는 등의 물리적 현상은 자연 법칙에의한 것으로 내 의지와 상관 없이 그 조건만 주어지면 동일하게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다. 때문에 작업을진행하는 초기에는 이와 같은 방식이 물질이 주는 우연성을 수용하는 과정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이러한 우연 자체가 나의 계획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측면을 의식하게 되었다. 작업 과정에서 물질의 반응은 때론 예상과 다르기도 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예상되는 효과에 대한 구상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작업은 어느 정도 계획한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물성에 대한 경험적인 이해를 축적할 수 있었고, 그러한 과정 내에서 발견하거나 주목하게 된 측면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실험을 고안하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물질이 보여주는 우연함에 의해 작업의 방향이 결정되는 과정이면서도, 동시에 우연함을 경험하고 체득하여,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통제해가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어느순간 이러한 작업 방식이 그 물질적 재료만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게 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이와 같은 방법론이 일종의 고정된 문법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작업에 좀 더 넓은 맥락의 우연성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외부의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시도하였다. ‘물길: 장마’는 그러한 방향성에서 진행된 작업 중 하나이다. 개천의 수위가 상승하는 장마기간에 스물여 개의 석고 기둥을 개천 주위에 설치하고 변화되는 양상을 지켜보았다. 장마가 지난 뒤, 몇몇기둥은 그대로였고, 몇몇은 마모되었으며, 몇몇은 사라졌다.

이처럼, 일련의 작업 과정에서 내가 가졌던 일관된 방향은 의도하지 않은 우연적인 요소들을 작업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외부에서 진행되었던 작업들의 경우에서도,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던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의도밖에 있는것들 역시 의도되어야 하고, 또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상기하게 되었다. 작업을 구현하는 것은 그것이 어떤 작업이든지 어느 정도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일을 수반한다. 때문에 우연적 요소를 수용하는 것은 작업의 형식이 한계에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한계를 이해하고 체득하면서 그것을 내 의도 안에서 계획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즉, 우연 또한 계획되어야 하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우연을 의도한다는 모순을 해결하고 제거하려 하기보다는 그러한 모순으로부터 발생하는 충돌 역시 수용하고자 했던 태도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충돌이 내가 작업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으로부터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겨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때때로 언뜻 양립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은 사실 이미 섞여있다고 느낀다. 통제할 수 없고, 의도하지 않았던 요소들이 작업의 범위를 설정해 주는 한계이면서도 동시에 작업이 모색될 수 있는 가능성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I produced series work titled “Waterway”  from 2014 to 2016 with the material reaction of plaster being eroded by water droplets. Other works that I produced in the same period are also made in a similar way, in which I put some materials in environmental settings that I de­vised and let them form their own bodies rather than manufacture by hand or intervene the process directly. In this way, I tried to accept the unexpected and uncontrollable factors from the materiality and take away my obsession of making from my work.

Thus, in the beginning of this project, I  considered this work simply as the practice of accepting unexpected and uncontrollable factors, and chance. In the process, however, I gradually realized that those factors and chance also generated under some kind of plans and controls. Even though the reaction of materials could not be completely predicted or controlled, I could understand how they react in specific conditions as I keep experimenting. From this understanding, I came up with the next steps of experiments which draw certain material reactions that I intended.  Therefore, the overall process is not only to accept the unexpected and uncontrollable things, but also to transform them into more predictable and controllable ones.

Similarly, I also found this contradiction in  other works that I executed outdoors. “Waterway: rainy season” is an example of  this. I tried to work “Waterway” in nature waters in order to accept more  uncontrollable elements in broader context, with the elements of nature such as weather or the length of daylights. I put a couple of dozens of plaster pillars in near streams and documented the process of erosion during the rainy season when the water level went up. In time, I noticed that I had intentionally taken those environmental conditions as pre-existing factors which determined the form of work. I became to think that accepting chance and uncontrollable or  unexpected things also should be planed and intended. To be more general, I think that making artworks necessarily includes the process of technical problem solving. Thus, taking chance does not mean that the form of works is determined by those technical problems.

In the overall process, I tried to embrace this ambivalent aspect of  controlling uncontrollable things / intentionally taking unintentional things in  my work. This is because, I believe that this conflict led me to continue to ask about my work and it could be a driving force to keep me working. Sometimes I feel that a lot of things that cannot be apparently coexisted are already entangled together. Likewise, uncontrollable and unexpected things set the limitative boundaries in my work, at the same time, those things also gave me some possibility of the work, of where I could go with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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