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Sujin

 

살아있는 섬 


한달 가량 진행한 퍼포먼스, 2020

미국 메인주의 작은 마을 Monson에 위치한 호수 Lake Hebron에서 한달 가량 진행했던 퍼포먼스 <살아있는 섬>은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얼어붙은 호수 위에 삽과 썰매로 눈을 쌓아 올려 봄이 되는 사라지는 섬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발 딛고 서 있는 지면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잠재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연에 대한 경외, 연약하고 유한한 존재로서의 인간과 누군가의 응원으로부터 받는 위안에 대한 여러 단상들이 작업에 얽혀있다.


 

Living Island


A month-durational performance,  2020

Living Island, a month-long performance project, creates a snow island on the frozen lake with the simple act of shoveling snow until the spring starts the island melt. The work is intertwined with the ideas of the fear from the situation of standing and working on the unstable earth, on the ice, the alertness of latent death, the vulnerability of being, and the consolation from the connection and solidarity with people.

 

 

 

 

 


 

 

 

 

 


 

 

 

 

 

 

 


 

 

문서진 개인전 《살아있는 섬》
2020년 11월 25일 – 29일,  CICA Museum (M Gallery) 


책상, 평상 디자인 박선희 

사운드 전영준

설치도움 박선희 배연미

Sujin Moon Solo show Living Island

25. Nov. 2020 - 29. Nov. 2020  CICA Museum (M Gallery)


table & flat bench Design   Seonhee Park

Sound   Jeon Yeongjun

Installation Support   Seonhee Park, Bbaeyeonmi



 


 

 

 

 

전시 전경 exhibition view

 

 

기록물은 본래 일어났던 퍼포먼스에 대한 재현이기 보다는 작업의 단상과 기억에 대한 해석물이 되기를 바랐다. 호수 위에서의 기억들은 그 질감과 결에 맞는 기록의 형식을 찾아간다. 어떤 순간은 두께와 무게를 가진 덩어리로, 어떤 순간은 빛으로, 또 어떤 순간은 누군가의 손길로 작동되는 움직임으로 변환되었다.

The documenting materials are created as interpretations of the experience of the performance, rather than a representation of it. Some moments become a book with physical weight and thickness, which is waiting to be activated by someone flipping their fingers. Some other moments become a video, in other words, light. The other becomes text, a readable story.

 

 

 

 

 

 

 


 

 

 

 

하이라이트 영상  The excerpt of video 

 

살아있는 섬: 영상

단채널 영상, 12분 50초, 2020

사운드: 전영준 

Living Island: video

Single Channel video, 12 min. 50 sec. 2020

Sound: Jeon Yeongjun

 

 

still images

 

 

 

 


 

 

 

 

 

 

 

 


 

 

 

 

살아있는 섬: 책

2020 

종이에 잉크젯 프린트 

책, 가변설치 

책상 디자인: 박선희   




LivingI sland:book

2020

inkInkjetprints on papers

artist's book, variable installation

table designed by Seonhee Park

 

 

detail images

 

 

 

 

 

 

 

세 덩어리의 종이 묶음은 조각이자 펼쳐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졌다. 눈을 쌓아 올리는 여러 순간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호수 위의 색감과 함께 두께와 무게를 가진 시퀀스로 묶였다. 삽질을 하는 움직임은 정지된 채로 종이 뭉치 사이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린다. 종이를 넘기는 소박한 손길이지만, 그 손길에 비로소 움직임은 작동된다.

The three bundles of papers are created as a sculpture as well as  a book which is designed to be opened up and looked into. The book is consisted of pages depicting the scenes of shoveling between empty papers, the hinge of panoramic color palette of landscape of the lake, and two parts of flip sections.  While looking into the book, viewers find the changes of the island as work goes, as well as the changes of landscape of the lake. 

 

 

 

 

 

 

 


 

 

 

 

 

 

 

살아있는 섬: 일지

2020, 스티로폼 평상 위에 일지

평상 디자인: 박선희

Living Island: notes

2020, notes on styroform flat bench

flat bench designed by Seonhee Park

 

 

넷째 날 (2020.2.10)
맑음, 바람 없음 - 6 ~ -12도 


오전에 일을 하는 도중 호수 바닥에서 둥둥 하며 울리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한번은 크랙이 가는 소리도 들렸다. 어제보다 기온이 올라가서 얼음 상태가 더 약해진걸까. 그 동안에도 이 소리가 계속 들렸는데 바람 소리에 묻혀있던 걸까. 호수는 조용한 가운데 바닥에서 둥둥 하는 간헐적인 소리가 들린다. 공포에 휩싸인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진동도 느껴지는 것 같다. 심장이 잔뜩 쫄아 붙는다. 작은 소리에도, 층층이 생겨난 눈 조각들이 발 밑에서 조금만 흔들려도 화들짝 놀란다. 호수 주변 숲에서는 누군가 사냥을 하는지 간혹 가다 화약이 터지는 총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에도 마음이 철렁한다. 얼음이 깨져 호수에 빠지는 상상을 한다. 만일 정말로 내가 쌓은 섬이 이 얼어붙은 호수 표면을 무너뜨릴 정도로 무거워진다면, 그리고 그 위의 나는 내가 쌓아온 눈과 함께 차가운 호수 밑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면, 그런 장면을 상상하는 가운데 일단 삽질은 한다. 


지금 이 얼어붙은 호수 표면 밑에서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정말 이 호수가 무너진다면, 그 순간이 언제일지, 몇 일인지, 몇 시 몇 분 몇 초일지 나는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내 발 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래서 얼마나 눈을 쌓아야 이 호수가 무너지는지를, 내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나는 이 일을 더 진행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혹은 안심하고 더 큰 섬을 쌓기를 욕심 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내 발 밑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르기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기도, 할 수 없기도 하다.
무거운 눈 더미와 함께 차가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살아 나올 수 있을까?작업을 하다가 죽는 건 상상해보지 않은 일인데, 아직 젊은 나이에 이렇게 죽을수는 없는데,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삽질을 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며칠 몇 시 몇분 몇 초에 죽게 될지 도무지 모른다. 그 누구도 모른다. 죽는 그 순간마저도 내가 죽는다는 것을 알 수나 있을까? .

모르기 때문에 하는 쪽을 선택할 수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을 수만은 없다.
모르기 때문에 나는 하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살아있는 섬: 일지 中

 

 

 

 

 


 

 

 

 

 

Daniel Bouthot 로 부터 받은 이메일 

모니터에 캡처한 화면 , 35 x 21 cm   

Photo taken by Daniel Bouthot

Captured image from Daniel’s email, 35 x 21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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